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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농촌 빈집 문제, 더 넓은 시야로 접근하자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25년 8월 1일 | |
성 주 인(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24년 말 기준으로 농어촌에는 7만8000호의 빈집이 분포한다. 전국 읍‧면에 약 3만6000개의 행정리가 있으니 대략 마을마다 빈집이 두 채 넘게 있는 셈이다. 이렇게 흔한 게 빈집인데 막상 농촌에 들어가 살려는 사람들은 빈집을 구하기 힘들다 호소한다. 마을마다 폐가는 많지만 거주 가능한 상태를 유지한 빈집은 흔치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는 방치된 채로 마을 주거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빈집을 철거하는 정책에 집중하였지 이를 활용하는 데는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빈집을 매매하고 임대하는 플랫폼 기능을 하는 ‘빈집은행’을 운영하는 일본 시정촌 사례들이 국내에 소개되곤 했으나, 우리 농촌 여건과는 거리가 먼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 같은 현실 진단에 일부 수정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농촌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서 빈집을 활용하여 지역을 되살리려 진행한 일련의 활동들이 그것이다. 병영면은 과소화가 지속되어 최근 인구가 1500명 아래로 떨어질 만큼 소멸 위협에 직면한 곳이다. 2022년 이후 도시재생사업,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빈집을 지역재생의 자원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병영면에서 본격화되었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빈집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이 진행되었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서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는 구상이 실행되었다.
빈집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대개 외지에 나가 사는 자손들인 소유주와 연락이 닿도록 마을 이장에게 수소문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수고로움이 요구된다. 현장과 밀착되어 활동하는 강진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이 일을 수행하였고, 그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빈집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탈바꿈한 빈집은 지역 체험과 4도3촌 생활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활동하는 거점공간인 ‘마을호텔’로 쓰이거나, 입주자에게 월 1만 원 임대료로 제공하는 ‘만원주택’으로 활용되었다.
집만 조성해 놓는다고 그것이 자동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특히 농촌에 생활 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 집만 지어놓고서 지역에 들어오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마을호텔을 기반으로 하여 지역살이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청년협동조합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었다. 지역 체험, 문화 활동, 창업 등의 활동들이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빈집 재생이 청년 유입의 물꼬를 튼 것이다.
병영면은 특색있는 자원들을 다수 보유한 곳이다. 조선시대 병영성 유적이 자리 잡고 있으며, 네덜란드인 하멜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유서 깊은 돌담이 길게 이어지는 마을 골목길이 매력요소이며, 국가중요농업유산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휴창고를 개조한 양조장 조성, 음식을 소재로 한 축제 개최 등을 통해 병영면이 보유한 자원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방문객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빈집 활용 노력에서 출발하여 마을호텔이라는 활동 공간 제공을 통해 새로운 인적 자원 유치, 지역 자원의 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과정이 작동했기에 가능한 변화이다. 이렇게 마을호텔에서 지역과 관계 맺고 교류하게 된 청년들의 증가가 향후 만원주택 등을 통한 이주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지역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빈집 문제는 다수 농촌 지역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고민이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문제이다. 우리는 강진군 병영면의 사례에서 농촌 빈집 문제 대응의 몇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첫째, 물리적 주거환경 정비에 초점을 두어 빈집 문제를 바라보던 접근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철거할 빈집을 정비하는 일과 병행해서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할 잠재력 있는 빈집을 되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지역 단위의 빈집 정비‧활용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병영면 마을호텔 사례와 같이 일정 권역 단위의 면적인 빈집 재생을 통해 매력적인 장소를 형성하여 농촌소멸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도 찾을 수 있다. 셋째, 행정 중심의 빈집 정비로 얻을 효과는 제한적이다. 빈집 재생 과정에서 중간지원조직을 비롯한 민간 주체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계속 진행될 병영면의 실험이 더 큰 성과를 내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농촌 빈집정책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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